꼰대 고백 (1): “내 스타일대로 해”

얼마 전 링크드인(linkedin.com)을 서핑하던 와중에 재미있는 한국의 한 중견 기업 구인 광고를 봤다.  부장급 자리다.  신기해서 스크린을 캡처를 해 놓았지만 익명성(?)을 위해 눈길을 끌었던 부분을 아래와 같이 직접 옮겨보았다. 필요 사항 – 온화하고 겸손하며 합리적인 성품과 리더십 – 부서 간 조율 능력 및 경청 – 그룹 조직 및 관계사 간 소통 능력 온화하고 겸손하며 합리적이어야 한다니.  경청해야 한다니!…

이상한 면접

돌이켜보면 국적을 막론하고 의외로 준비되지 않은 면접관이 꽤 있다.  얼마 전에 화제가 된 딜로이트 한국 인터뷰 후기에 영감(?)을 받고 내가 그동안 들었던 ‘재미있는’ 인터뷰 질문을 회상해 봤다.  ‘미국은 어떻고 한국은 어떻고’ 그런 식으로 일반화될까 봐 모두 그냥 한국말로 적었다. “태권도했네요.  발차기 한 번 해 보세요.”  (자리를 박차고 일어서니, 그만두라고 했다) “놀게 생겼네요.  주로 뭐하고 노세요.”  (독서가…

내가 니 시다바리다 (3)

내가 니 시다바리다 (1) 내가 니 시다바리다 (2) 내가 니 시다바리다 (3) 이베이에서의 초창기는 어두웠다.  레벨도 낮았고 PM의 역할도 생각보다 한정되어 있었고, 자기 PR도 잘 못해 화려한 프로덕트를 맡지 못했다.  언제나 다른 PM이 진행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다 받고 난 겉만 번지르르한 프로덕트만 맡아 무대 뒤에서 열심히 갈고닦았다.  묵묵히 밭을 가는 누렁이 소 같았다.  그리고 ‘결정적인’ 프로덕트가 없다는 이유로 업무…

내가 니 시다바리다 (2)

내가 니 시다바리다 (1) 내가 니 시다바리다 (2) 내가 니 시다바리다 (3) 감정 조절에 실패했던 지난번에 이야기했듯이, 나는 이베이에서 굉장히 낮은 레벨의 PM으로 시작했다.  당시 약 10년 정도의 경력을 가지고 대학 졸업 2년 차 정도로 입사했다.  (이건 물론 입사 후 시간이 좀 지난 뒤 안 사실이다.  상대방을 최우선으로 배려하는 나의 인도주의적인 협상 철학은 무슨.  그냥 나의 어이없고…

Debate, Disagree & Commit

지난 금요일 늦은 오후였다. 엔지니어 매니저, 엔지니어 두 명, 디자이너, 그리고 콘텐츠 전략 담당과 함께 두 시간 가까이 깊은 논쟁에 빠졌다.  결국 엔지니어 한 명이 끝까지 반대하다가 결론을 못 낸 채 집에 돌아갔다.  그리고 금요일 늦은 저녁에 메신저로 연락이 왔다.  팀의 의견을 따르겠다고. 그 엔지니어와 엔지니어 매니저에게 고맙다는 이메일을 따로 썼다.  두 가지가 고마웠다.  물러서지 않고 논쟁했다는 점.  그리고 끝까지 동의하진…

압도해버렸다

1월은 지난 반기에 대해 서로 평가를 하는 달이다.   일을 잘 한 친구가 있으면 잘했다고 칭찬해주고, 뭔가 불만이 있으면 털어놓는 것이다.  기본적으로는 사내 평가 시스템에 글로 써서 상대방에게 전달하는데, 나는 굳이 직접 만나서 허심탄회하게 (내 딴에는) 대화를 하는 편이다. 넌 정말 최고야, 이런 좋은 얘기는 아무래도 직접 만나서 해야 짜릿하다.  그런 말을 들을 수 있다면야 더더욱 만나서 두…

이 산이 아니네.

지도도 없이 산을 오른다고 생각해보자.  아마 그러면 당신은 가장 단기간에 오를 수 있는 길로 한 발 한 발 내딛고 있을 것이다.  그러다가 옆 산이 더 높다는 것을 알게 되면 당황하게 된다.  더 높은 산을 오르기 위해 일단 다시 내려오거나 아니면 낮은 산을 계속 올라야 한다.  조금씩 조금씩 이미 한계가 정해진 정상을 향해. 커리어가 이와 비슷하다.  열심히 일하다 보면 어느덧, 아…

삽질의 완성 – 포옹 (3)

삽질의 시작 – 노인 (1) 삽질의 절정 – 담판 (2) 삽질의 완성 – 포옹 (3) 스탠퍼드와의 담판에서 처절하게 패했지만, 신이 틀어 주신 채널로 인해 그날은 흥분으로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낮은 GRE 점수가 낙방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차, 학생 선발 시 GRE에만 너무 의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제의 그 다큐멘터리는 나의 희망이 되었다….

삽질의 절정 – 담판 (2)

삽질의 시작 – 노인 (1) 삽질의 절정 – 담판 (2) 삽질의 완성 – 포옹 (3) 영화 같은 노인과의 만남 이후, 나는 바로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워싱턴 주 내륙 지방은 아직 한기가 가시지 않은 3월 중하순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때까지도 난, 부모님은 물론 당시 한국에 있던 여자 친구 및 지인들 모두와 연락 두절된 상태였다.  아마 그렇게 동네 바 한구석에 찌그러져 산 지…

브런치 매거진 재미있다

그래서 첫 매거진을 만든 지 불과 몇십 분 만에 하나 더 만들었다.  두 매거진 도합 구독자 수가 0명인데도 이렇게 재미있을 수 있다는 건, (언제나 그렇듯이) 그게 정말 재미있는 일이거나 내가 미친게다. 제목은 <탈선할 테다>.  다만 제목처럼 그렇게 도발적인 매거진은 아니라는 설명으로 시작한다. 제목: 이 매거진은 부제: 사실 제목처럼 도발적이진 않습니다. <하마터면 큰 일 난 줄 알았지>가…

브런치 매거진을 시작하다

얼마 전에 브런치 작가로 등록되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면 거짓말이고 이 블로그의 글을 퍼 나르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매거진’이라는 것을 발견했는데, 한 마디로 비슷한 주제의 이야기를 모아 놓을 수 있는 재미있는 시스템이다.  매거진을 묶어서 브런치북이라는 이벤트에 응모해 선정되면 책을 출판할 수도 있다. 책출판이야 언감생심이지만, 재미 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써 보고 싶어서 근질 거리기 마련.  무슨 내용을…

쉬면서 하는 도전

내일이면 출근이다. 아… 일단 한숨 좀 쉬고.  다시. 내일이면. 출근이다. 이번 holiday break는 미국에 온 이후에 가장 길고도 멀었다.  12월 19일 훌쩍 가족 여행을 떠난 뒤 근 2주 동안 사무실을 떠나 있었다는 점에서 ‘길었고,’ 그 어떤 때보다 회사일에 대한 생각을 1도 안 해냈다는 측면에서 ‘멀었던’ 연말이었다. 정확히 계산해보니 무려 19일이나 쉬었다. (공식적으로는 14일이다. 무려 5일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