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괴로운 5분

나는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 운동을 한다.  이것도 아내가 불평불만을 토로해서 그나마 늦춘 것이다.  원래는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운동을 했다.  그것도 일주일에 다섯 번이나.

물론 매일 아침 아이고 즐거워,하며 일어나는 건 아니다.  사실 그 반대다.  매일 아침이 알람의 snooze와 stop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며 시작된다.  Snooze 간격도 10분이면 너무 딱 맞아 떨어져 9분으로 맞춰놨다.

Bar Brothers Beginner Workout
새벽 운동은 그 직전까지가 지옥이다 (Image source – Calisthenics Workout)

사실 영향력 있는 사람 중에 새벽에 운동을 하는 사람이 많다.  이 점이 나를 자극한다.  언젠가 eBay에 있을 당시 Marketplaces 사장이던 Devin Wenig가 새벽 4시에 gym에 가면 당신과 애플의 Tim Cook만 있다고 자랑(?) 한 적이 있다.  당시 eBay의 사장이던 John Donahoe도 새벽 gym에서 종종 (발가벗고) 마주친 기억이 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연예인인 Dwayne Johnson도 주 6일 새벽 네 시에 운동한다.  영화배우 Mark Wahlberg는 심지어 새벽 세 시에 일어나 운동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쯤되면 그래 당연히 새벽에 운동해야지,싶다가도 막상 아침이 되면 매번 힘들고 괴롭다.  이렇게 많은 종류의 ‘내’가 있었나 싶을 정도로 열띤 내면의 토론이 펼쳐진다.  내가 오늘 운동을 하면 안되는 100가지 이유와 지금 일어나야 하는 단 한가지 이유의 싸움.

가장 힘든 시간은 그 ‘일어나야지’하고 마음 먹기 바로 직전 까지이다.  일어만 나면 어떻게든 돌아간다.  오줌 누고 양치하고 옷 갈아 입고 물 한 잔 하고 아이스 커피 한 잔 하고 이러다 보면 어느새 gym에서 땀흘리고 있게 된다.

그렇게 가장 괴로운 5분을 이겨내고 나면 나머지 23시간 55분이 즐거워진다.  물론 그 괴로운 5분을 이겨내지 못하면 결과는 반대다.

사실 처음 운동 (Weight Lifting을 주로 한다. 요즘엔 Cross Fit을 섞어서 한다)을 시작한 건 미국 유학 시절 초반이었다.  당시에 나는 태권도 클럽을 만들어 촌뜨기 미국 학생들을 가르쳤는데, 태권도는 둘 째 치고 괴물 같은 미국 남학생들 (가끔은 여학생들) 덩치에 기죽기 싫어 운동을 시작했다.  우연히 태권도 ‘제자’ 중 한 명이 트레이너 출신이어서 그 친구만은 태권도 회비를 면제하고 재능을 교환했다.  태권도가 끝나면 그 친구와 함께 gym으로 직행해 German training이든 Super set이든 무식하게 들어 올렸고, 집으로 돌아가면 누가 죽나 보자하고 단백질과 크레아틴 등등의 보충제를 먹어댔다.  당시에 난 155 파운드 (약 70 킬로)쯤 나가서 하루에 단백질 155 그램을 먹어야 했다.  삶은 계란 하나에 단백질 약 3 그램이 들어 있으니, 말 그대로 달걀 두 판 쯤을 매일 먹은 것이다.  너무 심하게 훈련해서 인상 써댄 얼굴 주름살이 근육보다 더 빨리 늘어나는 건 아닌가 싶을 정도였다.

이후 사회생활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운동은 잠시 쉬었다가 MBA에 진학하면서 다시 시작했다.  이때는 ‘근육을 건강을 되찾자’는 의미에서 다시 시작했고, 아직까진 이미 어느 정도 건강했기 때문에 운동 자체는 설렁설렁 했던 기억이 있다.

그리고 2012년 1월, 회사에서 억울한 일을 당하고 분에 못 이겨 다시 gym을 찾아 꾸엉 꾸엉댔던 것이 지금까지 약 7년 째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그 7년, 삼십 줄에서 사십 줄로 넘어가는 사이, 이런 저런 좌절과 한숨을 겪으며 느낀 바가 있으니;

운동은 어제보다 더 나은 내가 될 수 있는 가장 ‘쉽고도’ 확실한 방법이라는 점을 깨달았다.

오늘 바보 같은 실수를 저질렀든, 발표를 했는데 반응이 시큰둥 했든, 회의 중에 나온 날카로운 질문에 답을 못해 진땀을 뺐든, 야심차게 진행한 프로젝트가 늦춰졌든, 개똥을 밟았든, 아리따운 금발의 여자 상사에게 대쉬했다가 따귀를 맞았든 (그러니까 이를테면), 내 몸의 세포와 근육만은 어제보다 발전 시킬 수 있다.

운동만 하면 어제보다 나아진 부분이 최소한 한 가지는 생기는 것이다. 

지금은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어제의 나보다 나아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서의 운동을 생각한다.  좋아, 이제 사십줄이니 몸이 예전 같지 않아 어제보다 나아질 순 없다고 치자.  그렇더라도 최소한 아무 것도 하지 않았을 오늘의 나보다는 더 나을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 운동이다.

운동을 하자.  새벽에 박차고 어쨌든 일단 일어나는 거다.  그것만으로도 어제보다 나은 점 하나 확보할 수 있다.

* * * * *

내가 가장 좋아하는 workout motivation video는 Steve Cook의 보충제 광고이다.  주옥 같은 말도 많지만, 무엇보다도 어두운 새벽에 두 손 호호 거리며 gym으로 뚜벅 뚜벅 향할 때의 그 비장함을 가장 잘 담아낸 영상이다.

아직도 힘들 때면 Steve Cook이 내쉬는 새벽 입김에 감정 이입하며, 대문을 열어젖히고 새벽 공기를 맞이하는 상상을 하며 일어난다.  이미 새벽 운동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추천한다.  위로가 되면서도 한 편으로는 뿌듯해질 것이다.

“Out the door before the paper arrives.” (신문이 도착하기 전에 집을 나선다.)

“Get to the gym before the guy who owns the gym.” (체육관 주인이 나오기도 전에 도착한다.)

“This is the push that makes the future appear.” (이게 바로 미래를 만들어내는 노력이다.)

“The hard work that makes the luck happen.” (행운을 만들어내는 헌신이다.)

“The honor of routine nobody would ever know about” (아무도 모르는 나의 명예로운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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