깔때기 전문가가 되다. 포르노에 빠지듯.

이베이에 다니던 시절, 야심 차게 시작했던 일본 시장 진출이 무참히 깨진 바 있다. 약 6개월에 걸쳐 모든 것을 걸고 준비하던 일은, 부사장이 프로젝트 예산을 다시 가져가 버린 단 하룻만에 박살이 났다.  러시아발 환율 폭탄이 문제였다.  수출팀이었던 관계로, 당시 제1 우선순위 국가인 러시아에서 터진 환율 폭탄은 전체 팀을 존폐 위기에까지 몰아세웠다.  즉, 나의 입장에서는 불가항력의 일이었고 어떻게 보면 쿨하게 훌훌 털어내도 되는…

내가 니 시다바리다 (3)

내가 니 시다바리다 (1) 내가 니 시다바리다 (2) 내가 니 시다바리다 (3) 이베이에서의 초창기는 어두웠다.  레벨도 낮았고 PM의 역할도 생각보다 한정되어 있었고, 자기 PR도 잘 못해 화려한 프로덕트를 맡지 못했다.  언제나 다른 PM이 진행해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다 받고 난 겉만 번지르르한 프로덕트만 맡아 무대 뒤에서 열심히 갈고닦았다.  묵묵히 밭을 가는 누렁이 소 같았다.  그리고 ‘결정적인’ 프로덕트가 없다는 이유로 업무…

내가 니 시다바리다 (2)

내가 니 시다바리다 (1) 내가 니 시다바리다 (2) 내가 니 시다바리다 (3) 감정 조절에 실패했던 지난번에 이야기했듯이, 나는 이베이에서 굉장히 낮은 레벨의 PM으로 시작했다.  당시 약 10년 정도의 경력을 가지고 대학 졸업 2년 차 정도로 입사했다.  (이건 물론 입사 후 시간이 좀 지난 뒤 안 사실이다.  상대방을 최우선으로 배려하는 나의 인도주의적인 협상 철학은 무슨.  그냥 나의 어이없고…

삽질의 완성 – 포옹 (3)

삽질의 시작 – 노인 (1) 삽질의 절정 – 담판 (2) 삽질의 완성 – 포옹 (3) 스탠퍼드와의 담판에서 처절하게 패했지만, 신이 틀어 주신 채널로 인해 그날은 흥분으로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낮은 GRE 점수가 낙방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던 차, 학생 선발 시 GRE에만 너무 의지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주제의 그 다큐멘터리는 나의 희망이 되었다….

삽질의 절정 – 담판 (2)

삽질의 시작 – 노인 (1) 삽질의 절정 – 담판 (2) 삽질의 완성 – 포옹 (3) 영화 같은 노인과의 만남 이후, 나는 바로 샌프란시스코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워싱턴 주 내륙 지방은 아직 한기가 가시지 않은 3월 중하순이었던 것으로 기억한다.  이때까지도 난, 부모님은 물론 당시 한국에 있던 여자 친구 및 지인들 모두와 연락 두절된 상태였다.  아마 그렇게 동네 바 한구석에 찌그러져 산 지…

브런치 매거진을 시작하다

얼마 전에 브런치 작가로 등록되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면 거짓말이고 이 블로그의 글을 퍼 나르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매거진’이라는 것을 발견했는데, 한 마디로 비슷한 주제의 이야기를 모아 놓을 수 있는 재미있는 시스템이다.  매거진을 묶어서 브런치북이라는 이벤트에 응모해 선정되면 책을 출판할 수도 있다. 책출판이야 언감생심이지만, 재미 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써 보고 싶어서 근질 거리기 마련.  무슨 내용을…

삽질의 시작 – 노인 (1)

삽질의 시작 – 노인 (1) 삽질의 절정 – 담판 (2) 삽질의 완성 – 포옹 (3) 돌이켜보면 어렸을 때부터 삽질 참 많이 하고 살았다. 중학교 2학년 때, 토끼를 닮은 생물 교생 선생님에게 데이트 신청했다가 거절당한 것을 시작으로, 일본어를 하나도 모르면서 일본 고등학교 진학을 시도했던 일 (일본어로 된 주관식 시험지에 한글로 답을 썼다. 당연히 떨어졌다.), 한국 고등학교에서의 수많은 구타와 체벌…

새옹지마 #1

2012년 겨울이었다.  이듬해 계획을 짜던 중, 나의 보스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당시 나의 보스는 프랑스 출신의 아름다운 금발 여인이었다.  나이는 40대 중반 정도.  이름은 실비아라고 하자.  불란서 악센트가 촉촉하게 남아 있는, 절세미녀까지는 아니지만 만약 젊었더라면 반했을 것 같은, 그런 귀풍이 있으면서도 장난기 있는 여인이었다.  그리고 그 여인은 나에게 여러모로 은인이다. 이베이 초반, 다른 팀에서 낮은 레벨에 평가도…

질문의 힘 #1

보통 페이스북의 Product 조직은 PM (Product Manager) 한 명당 Engineer 대략 10명의 비율이다.  그리고 그 10명의 보스, 즉 EM (Engineering Manager)이 PM의 counterpart가 된다. 나의 파트너 EM은, 러시아에서 왔고, 표정 변화가 많지 않으며, 아주 단도직입적이다.  결혼해서 아이가 하나 있는데, 어떻게 결혼했냐,라고 물었더니 이런다. Well, I fxxxed her, it was good, so I got married to her….

내가 니 시다바리다 (1)

내가 니 시다바리다 (1) 내가 니 시다바리다 (2) 내가 니 시다바리다 (3) 나는 PM이다. Product Manager의 약자다. 그게 뭐라면, 답이 길어진다. 왜냐하면, 여태까지 미국에서 짧은 시간 (3년 반 정도) 관찰한 바, PM의 역할 및 정의는 회사마다, 팀마다, 보스마다, 아니면 시기마다 다른 것 같기 때문이다. 이베이에서 처음 MBA 인턴으로서, 즉 난생 처음으로 미국 직장에서 일을 시작했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