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 매거진을 시작하다

얼마 전에 브런치 작가로 등록되어 글을 쓰기 시작했다, 면 거짓말이고 이 블로그의 글을 퍼 나르기 시작했다.  그러다보니 ‘매거진’이라는 것을 발견했는데, 한 마디로 비슷한 주제의 이야기를 모아 놓을 수 있는 재미있는 시스템이다.  매거진을 묶어서 브런치북이라는 이벤트에 응모해 선정되면 책을 출판할 수도 있다. 책출판이야 언감생심이지만, 재미 있는 시스템이 있으면 써 보고 싶어서 근질 거리기 마련.  무슨 내용을…

쉬면서 하는 도전

내일이면 출근이다. 아… 일단 한숨 좀 쉬고.  다시. 내일이면. 출근이다. 이번 holiday break는 미국에 온 이후에 가장 길고도 멀었다.  12월 19일 훌쩍 가족 여행을 떠난 뒤 근 2주 동안 사무실을 떠나 있었다는 점에서 ‘길었고,’ 그 어떤 때보다 회사일에 대한 생각을 1도 안 해냈다는 측면에서 ‘멀었던’ 연말이었다. 정확히 계산해보니 무려 19일이나 쉬었다. (공식적으로는 14일이다. 무려 5일을…

사회적 기업도 ‘돈’이 최우선이어야

한 때 사회적 기업에 열광했었다.  돈도 벌고 사회적으로도 기여한다니, 사람으로 치면 얼굴도 이쁘고 마음씨도 좋은 오드리 햅번 같은 것이다. (세기의 연인이자 훌륭한 자선사업가였다) 사회적 기업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긴 기업이라고 보면 된다.  비영리 단체와 비슷하되 영리를 추구하는 기업이다.  장애인과 같은 취약 계층을 고용한다거나, 이윤의 어느 정도를 사회적 목적으로 사용한다는 등의 여러 조건이 있다.  사회적…

내 임팩트 계산법

한 조직에서 근무하며 쓰는 시간은 주식 거래와 닮았다. 주식을 산다. (시간을 쓴다.) 회사가 잘 돼 가치가 올라간다. (일이 잘 돼 조직이 커진다.) 내가 쓸 수 있는 돈이 더 많아졌다. (내가 낼 수 있는 임팩트가, 즉 나의 영향력이 커졌다.) 물론 이는 주식 호황기, 즉 조직 내에서 내가 성장해갈 때의 경우이다.  그 반대의 경우는 아래와 같을 것이다….

책 크리스마스

또 푹 빠졌다. 지난 책수감사절에 추기 시작한, 오랜만에 만난 한글 활자와의 강강술래는 크리스마스 연휴에도 계속 되었다.  사실 이번 연휴에는 미리 계획했던 가족여행을 다녀왔는데 그 여행 틈틈이 책을 읽어댔다.  여행 틈틈이 술도 아니고 책이라니, 40년 넘는 인생 동안 한 번도 일어나지 않은 일이 실제로 일어났다.  그렇다고 술의 양이 줄어든 것도 아니니, 나름 ‘바쁜’ 여행이었군. 오가는 비행기…

피드백 주는 법

미국에서 일하면서 가장 적응하기 어려웠던 문화 중에 하나가 피드백 주고 받기이다.  시도 때도 없이 애비 애미도 없이 가차 없다.  최악의 타이밍은 생일 아침에 받은 피드백이었고, 최악의 내용은 PM (Product Manager)으로서의 자격이 없다,였다.  그걸 Engineering Director에게 들었다. PM으로 일하고 있는데 PM의 자격이 없다니.  원나잇 다음 날 아침, 당신은 남자의 자격이 없다,고 씌여 있는 쪽지를 읽는 기분보다…

가장 괴로운 5분

나는 아침 여섯 시에 일어나 운동을 한다.  이것도 아내가 불평불만을 토로해서 그나마 늦춘 것이다.  원래는 새벽 다섯 시에 일어나 운동을 했다.  그것도 일주일에 다섯 번이나. 물론 매일 아침 아이고 즐거워,하며 일어나는 건 아니다.  사실 그 반대다.  매일 아침이 알람의 snooze와 stop사이에서 갈등하고 고뇌하며 시작된다.  Snooze 간격도 10분이면 너무 딱 맞아 떨어져 9분으로 맞춰놨다. 사실 영향력…

약점을 공개하다

아무리 남 눈치 안 보고 살아왔다고 말은 하지만, 솔직히 남에게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있다고. 특히 일할 때는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가끔은 차가워 보여도 일처리만큼은 깔끔한 도시남.  그리고—이제는 클리셰가 되어버렸지만—내 여자에게는 따뜻하겠지. 머리 속에 한 번쯤은 그려본 이미지이다. 이미지 메이킹이 많은 역할을 차지하는 이 곳에서 일하면서 더더욱 집착했다.  외국인 노동자라서 그랬으려나. 작은 실수라도…

삽질의 시작 – 노인 (1)

삽질의 시작 – 노인 (1) 삽질의 절정 – 담판 (2) 삽질의 완성 – 포옹 (3) 돌이켜보면 어렸을 때부터 삽질 참 많이 하고 살았다. 중학교 2학년 때, 토끼를 닮은 생물 교생 선생님에게 데이트 신청했다가 거절당한 것을 시작으로, 일본어를 하나도 모르면서 일본 고등학교 진학을 시도했던 일 (일본어로 된 주관식 시험지에 한글로 답을 썼다. 당연히 떨어졌다.), 한국 고등학교에서의 수많은 구타와 체벌…

새옹지마 #1

2012년 겨울이었다.  이듬해 계획을 짜던 중, 나의 보스에게 상담을 요청했다. 당시 나의 보스는 프랑스 출신의 아름다운 금발 여인이었다.  나이는 40대 중반 정도.  이름은 실비아라고 하자.  불란서 악센트가 촉촉하게 남아 있는, 절세미녀까지는 아니지만 만약 젊었더라면 반했을 것 같은, 그런 귀풍이 있으면서도 장난기 있는 여인이었다.  그리고 그 여인은 나에게 여러모로 은인이다. 이베이 초반, 다른 팀에서 낮은 레벨에 평가도…

질문의 힘 #1

보통 페이스북의 Product 조직은 PM (Product Manager) 한 명당 Engineer 대략 10명의 비율이다.  그리고 그 10명의 보스, 즉 EM (Engineering Manager)이 PM의 counterpart가 된다. 나의 파트너 EM은, 러시아에서 왔고, 표정 변화가 많지 않으며, 아주 단도직입적이다.  결혼해서 아이가 하나 있는데, 어떻게 결혼했냐,라고 물었더니 이런다. Well, I fxxxed her, it was good, so I got married to her….

책수감사절

푹 빠졌었다. 오랜만에 읽는 한글 책이라 눈에 쏙 들어왔다.  눈과 활자가 만나 손 붙잡고 강강술래를 추듯 신이 났다.  한 권을 읽고 걸신들린 사람처럼 아무 책이나 찾아 또 읽었다.  올드보이 최민식이 15년 감금 생활에서 나오자마자 마주친 첫 사람, 오광록을 붙잡고 오감으로 빨아 느끼듯. 일주일 간의 추수감사절 휴가.  사정이 있어 여느 때완 달리 어디로도 떠나지 않고 집에…